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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중국 무역 누적 적자 200억 달러 넘겨…“수출 없는 ‘구걸’ 경제”


중국 단둥 세관 직원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단둥 세관 직원이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30년간 중국을 상대로 기록한 적자액이 200억 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년 대중국 무역 수지 흑자를 갱신해 온 한국과 달리 수출 없는 ‘구걸 경제’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중국 무역 누적 적자 200억 달러 넘겨…“수출 없는 ‘구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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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중국 무역 적자액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VOA가 중국 해관총서와 한국 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북중 무역수지 자료를 살펴본 결과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30년간 북한의 대중 누적 적자액은 222억 7천21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무역수지는 두 나라의 수출과 수입액을 비교해 수출이 많은 경우 ‘흑자’, 수입이 많은 경우 ‘적자’로 기록하는 개념입니다.

북한은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채 이 기간 200억 달러가 넘는 누적 적자 성적표를 남긴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994년 2억 2천530만 달러의 적자액을 기록한 이후 연간 2~7억 달러 대의 적자 폭을 유지하다 2008년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적자 규모는 특히 2017년부터 급등 양상을 보였는데, 2017년엔 16억 7천736만 달러, 2018년 20억 달러, 2019년엔 23억 달러로 불었습니다.

이 시기에 대폭 강화된 국제적 대북제재로 석탄과 의류 등 북한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금수 조치가 시행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양국 간 무역이 크게 감소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진 북한의 대중국 적자액이 1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예년 수준의 무역액을 회복한 지난해부턴 다시 적자액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특히 2023년 17억 3천784만 달러는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기록한 역대 적자액 중 세 번째 규모입니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 친저우시의 친저우항에서 컨테이너 선박이 출발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 친저우시의 친저우항에서 컨테이너 선박이 출발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 종속된 채 3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북한과 달리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년 흑자를 기록해 왔습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23년까지 매년 수백억 달러의 대중 무역 흑자 행진을 이어왔습니다.

이에 따른 한국의 대중국 무역 수지 누적 흑자액은 1조 달러가 넘습니다.

다만 한국 관세청 자료는 한국이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3년 한국이 약 120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밝힌 중국 해관총서 통계와 달라 주목됩니다.

이 같은 차이는 일부 수출입 품목과 중국 일부 지역과의 무역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는지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적자 혹은 흑자 여부와 관계없이 한중 무역은 북중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규모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uth Korea probably trades in a week more than North Korea trades in a whole year… So, if you think about it, exports as the way to pay for the imports, South Korea has no problem paying for the deficit because it has huge export surpluses, say with the US and other places. North Korea does not. So North Korea is in deficit with the world. Almost the deficit with China is almost its deficit with the world. Because it trades so little with anybody else.”

브라운 교수는 “한국의 일주일간 무역액이 북한의 1년 무역액보다 많을 것”이라며 “수출액을 수입에 대한 지불 수단으로 생각할 때 한국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기록한 막대한 수출 흑자액이 있기 때문에 적자가 나더라도 이를 감당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북한은 다른 어떤 나라와도 교역을 거의 하지 않는 만큼 중국과의 적자는 거의 전 세계에 대한 적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 대한 북한의 무역 의존도는 매년 95%를 상회합니다.

반면 한국의 대중국 무역 비중은 전체 무역액의 20%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무역 총액은 3천100억 달러로, 지난해 북중 무역액 22억 9천만 달러의 140배에 달합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다른 정상적인 국가처럼 수출입을 통해 국가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날 북한은 완전한 자립(주체)을 원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rth Korea today is sounding like it wants to be completely self-reliance. They're not. You know, it means they're basically a beggar. They don't export, so they have to beg for food… There's also other income that they earn or steal, right? So, like what they steal from cyber currency, they kind of earn that in a way. And then they earn money from services, big part of it is Koreans around the world sending money to North Korea, giving it to them. So that's what I mean by a beggar. They're basically collecting money from other places for different reasons. But they're not exporting enough, so they're not selling things.”

이어 “이는 그들이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로부터) 구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출을 하지 않다 보니 어디에서인가 식량을 구걸해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또한 정상적인 수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북한 정권은 사이버 공격이나 해외 노동자들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야 하는 실정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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