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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세계 언론자유 지수’ 180위…올해도 ‘최악’


지난해 3월 북한 주민들이 평양역에 게시된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지난해 3월 북한 주민들이 평양역에 게시된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북한의 세계 언론자유지수가 올해도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최악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 정권이 헌법에 보장된 언론 자유를 체계적으로 유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FS)가 3일 ‘2023 세계 언론자유지수’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을 전 세계에서 언론 자유가 가장 열악한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각국의 정치와 법률, 경제, 사회문화, 안전 등 5개 항목에 대한 점수를 합산해 평균을 내는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북한은 100점 만점에 21.72점을 얻어 조사 대상 180개국 가운데 꼴찌로 평가됐습니다.

작년에도 180위를 기록한 북한은 RFS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2년 이래 꼴찌 아니면 그 다음을 기록하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헌법 67조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북한 정권은 이를 체계적으로 유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적인 정권 중 하나인 북한은 정보와 독립적 언론을 엄격히 금지하며 “독재자 김정일의 아들이자 김일성의 손자인 김정은은 언론이 당과 군, 자신을 찬양하는 콘텐츠만 제작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전화를 널리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인트라넷 안에서 통신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를 개발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당과 다른 입장을 보이는 언론인들은 체포되거나 심지어 처형당하기도 한다며 “지난 2017년에는 단지 북한의 경제와 사회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는 이유로 한국 기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언론인 4명은 북한 정권을 비판한 책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 법정에서 궐석재판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북한 다음으로 올해 언론 자유가 최악인 국가는 중국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에서 언론의 기능은 당의 대변인이자 국가 선전용에 그친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전 세계에서 최대 규모인 언론인 100여 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다음으로는 베트남과 이란이 각각 178위와 177위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180개국의 언론 자유 지수를 ‘좋음’(Good)과 ‘양호함’(Satisfactory), ‘문제 있음’(Problematic), ‘어려움’(Difficult), ‘매우 심각함’(Very serious)등 5단계로 분류하는데 북한과 같이 ‘매우 심각함’에 포함된 나라는 모두 30개국입니다.

한편 올해 미국은 45위로 지난해보다 3단계 하락했으며 한국은 전년 대비 4단계 내려간 47위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언론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가 취해졌지만 물리적 공격 등 언론인의 근무 환경이 위험해진 점을 들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언론이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언론인들은 때때로 온라인 괴롭힘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보호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언론 자유를 가장 잘 누리고 있는 나라는 95.18점의 노르웨이가 차지했고 아일랜드(89.91점)와 덴마크 (89.48점), 스웨덴 (88.15점)이 뒤를 이어 상위 순위에는 대부분 북유럽국가가 올랐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 2002년부터 ‘세계 언론자유의 날’인 5월 3일, 전 세계 18개 비정부기구와 언론인 150여 명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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