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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세계 최악의 언론자유 탄압국…대북 정보 유입 위한 투자 확대해야”


지난해 3월 북한 평양역에서 주민들이 게시된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지난해 3월 북한 평양역에서 주민들이 게시된 '로동신문'을 읽고 있다.

북한의 언론 현실을 직접 경험한 미 전문가와 탈북민들은 북한이 세계 최악의 언론 자유 탄압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대북 정보 유입이 중요하다며 이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통신사인 ‘AP’통신의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 윌슨센터 공공정책연구원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하루 앞둔 2일 VOA 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언론 실상은 외부에서 알던 것 보다 훨씬 더 참혹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진 리 연구원] “It's very difficult for anyone to speak freely in North Korea whether they are with the government, a, private citizen, or working for their state media. And so the reality is that there's almost no free speech in North Korea. People can speak privately, and they are very opinionated but is they are very careful not to say anything that might violate their country's rules and regulation especially when it comes to criticizing the leadership. And for journalists, they are very aware that their role is to serve as propagandists for the party and to promote the party's policies and objectives.”

‘AP’통신의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 윌슨센터 공공정책연구원
‘AP’통신의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 윌슨센터 공공정책연구원

2012년부터 1년 간 북한에서 취재 활동을 했던 진 리 연구원은 북한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에서 일하든 민간인이든 국영 언론사에 일하든 북한에서는 누구라도 자유롭게 발언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언론인의 경우 당의 선전가로 활동하거나 당의 정책과 목표를 홍보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임을 잘 알고 있다며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국경 봉쇄와 다른 여러 정치적 이유때문에 자신이 평양지국장으로 근무하던 당시보다 현재 북한 내부의 언론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진 리 연구원] “So that's the situation for the North Korean and then for those of us who are foreign reporters working in pyeongyang it is quite possibly the most challenging environment to do reporting because the restrictions placed upon all foreigners, and journalists in particular, are so extreme that said the situation today in May, the 2023 on world press freedom day, is far worse than I've seen it in years and that is because North Korea close the border in January 2020 at the start of the pandemic and foreign or western journalists, international journalists, have not been in the country for years.”

현재 BBC 월드 ‘북한 라자루스 하이스트’ 팟캐스트 공동 진행자로도 활동 중인 진 리 연구원은 과거 북한이 외신 기자와 외국 언론인에 대한 취재 제한에 극단적이었던 상황을 거론하며 “2023년 5월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은 오늘날의 상황은 자신이 지켜본 몇 년 간의 상황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진 리 연구원은 북한이 2020년 1월 코로나 사태 시작과 함께 국경을 폐쇄하면서 몇 년 동안 북한에 외국인이나 서방 언론인, 국제 언론인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2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언론 자유가 전 세계에서 가장 제한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Press freedom in North Korea is probably one of the most circumscribed countries in the world. It is an area where access to information is more tightly controlled than almost anywhere else.”

킹 전 특사는 북한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다른 어떤 곳보다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 주민들이 정부가 원하는 것만 듣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이 같은 언론 자유 탄압 실태는 국제사회의 각종 보고서에서도 확인됩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 3월 발표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인터넷 접속을 극도로 제한하고 검열과 억압을 통해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제 언론 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해 5월 발표한 ‘2022 세계 언론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을 조사 대상 180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180위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적인 정권 중 하나인 북한은 정보와 독립적 언론을 엄격히 금지하는 정보 통제국이라고 지적하고,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 매체를 접하려 하다가 강제수용소에 끌려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
탈북민 출신인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

북한 고위 관리 출신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탈북해 미국에 정착한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은 2일 VOA에 북한에 있을 당시 언론의 자유라는 개념조차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언론과 표현의 자유 억압이 일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북한에서는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사실 꿈도 못 꿉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언론이 자유가 있다는 생각조차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언론은 당연히 당에서 말하라고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 걸로 알고 있고, 모든 언론이나 선전 매체는 당과 수령을 위해서 봉사해야 되는 그런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원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는 언론 자유 제한이나 억압은 북한의 언론 자유 탄압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며, 북한에서는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거론하기 위해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언론 매체도 몇 개 없잖아요.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많이 축소시키고 또 사고력을 제한한다고 봅니다. 언론이 다양할수록 우리가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데, 그런 사고력을 아예 없애고 당에서 한 목소리를 전달하게끔 만들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도
탈북민 출신인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도

탈북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던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도 북한은 언론 박해가 일어나고 있는 21세기 최악의 인권 유린 국가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표현 방식과 언론이 사람들의 생각과 여론을 결정한다고 믿는다며,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언로를 탄압해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북한은 예전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더더욱 언어 박해가 일어나고 있고, 또 지난해 1월달에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을 내놨잖아요. 한국 언어라든가 이런 걸 쓸 수 없게끔 이렇게 점점 더 최악의 인권 유린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인권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언론이라면서, 유엔이 정의한 인권의 필수적 요소 중 하나인 언론의 자유를 북한이 보장하도록 국제사회가 계속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언론학자인 로버트 보인턴 뉴욕대 교수는 2일 VOA에 북한 당국의 변화를 촉구하고 강제하는 노력과 함께 해외 정보가 북한으로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보인턴 교수] “I think, especially the efforts to get information into North Korea whether that's through cyber or through CDs, USBs or through anything else. I think that's very important to the kind of importing information into North Korea about what's going on in North Korea which, that's the hardest thing, I think, to find out.”

보인턴 교수는 인터넷 같은 사이버나 CD와 USB 같은 여러 다양한 수단을 통해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정확한 정보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비정부기구와 단체들이 있다면서,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활동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인권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장기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도 북한의 언론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는 주민들로 하여금 세계 다른 지역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킹 전 특사] “And these are important for the North korean people to know what's happening elsewhere but also to know how their country rates in comparison to other countries and what's happening elsewhere in the world. Radio broadcasts are one of the important ways of doing that voice of America of radio free asia very important sources of information in North Korea. It doesn't reach everybody. It's hard to get in, but the information that does get in is important.”

킹 전 특사는 “정보 유입은 북한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아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VOA 방송이나 자유아시아 방송처럼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폐쇄적인 북한 사회의 특성 상 정보 유입이 쉽지 않겠지만 이는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앞장서서 강조하고 투자를 강화해 온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부터 줄곧 한국 내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살포한 것과 관련해 VOA에 “북한인들이 북한 정권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북 정보 유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국고보조금 홈페이지를 통해 대북 정보 유입과 북한 내 정보 유통을 촉진하는 사업에 최대 15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대북 라디오 방송이나 다른 입증된 방법을 통한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 확대를 개선하는 활동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는 주민들에게 인터넷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북한이지만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대북 정보 유입 창구를 이에 맞춰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지금 보면 북한이 인터넷이 없어도 그래도 내부 안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휴대폰에 SIM 카드를 넣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카드에 여러 가지 정보를 담아서 보낼 수 있는데, 여러 팟캐스트나 세계인권선언문 같은 내용들도 담아서 보내면 어떨까…”

진 리 연구원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정보를 들여보낼 수 있는 지원 방법과 투자를 보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북한을 다루는 언론 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진 리 연구원] “They understand how to get around the obstacles that North Korea places when it comes to understanding and reading the information. We need to invest in better media literacy all around.”

진 리 연구원은 “언론인들은 북한 관련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것과 관련해 방해 요소를 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더 나은 미디어 정보 해독력을 갖추는 데 국제사회가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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