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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시위대 퇴거 불응에 정학 조치…농무부, 조류독감 우려에 ‘다진 쇠고기’ 조사 


미국 뉴욕 콜럼비아대학의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가 30일 새벽 해밀턴홀을 점거한 후 출입구를 막고 있다.
미국 뉴욕 콜럼비아대학의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가 30일 새벽 해밀턴홀을 점거한 후 출입구를 막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컬럼비아대가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은 가자전쟁 반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정학 조처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해산하지 않고 교내 건물 점거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가 늘어나자, 미 농무부가 다진 소고기(ground beef)에 대한 샘플 조사에 나섭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가 1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는 가운데,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상승해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대학가의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급기야 시위에 가담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 조처가 내려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시위 학생들이 처음 경찰에 연행됐던 곳이죠.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은 캠퍼스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는 시위대에 29일 오후 2시까지 해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만약 자발적으로 농성장을 떠나 교칙 준수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정학 처분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는데요. 하지만 학교에서 제시한 시한까지 학생 수십 명이 해산을 거부한 채 농성장에 남았고요. 대학 측은 예고한 대로 이들 학생에 대한 정학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은 왜 학교 측의 해산 요구를 거부한 겁니까?

기자) 학생들이 자체 투표를 통해 내린 결정입니다. 컬럼비아대 시위 주최 측인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퇴출 연합(CUAD)’은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 측의 “이런 혐오스러운 공포 전술은 3만4천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죽음에 비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컬럼비아대가 우리 요구를 충족시키거나 강제로 옮기게 할 때가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위 집행부가 요구하는 사항이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시위대가 대학 측에 요구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인데요. 이스라엘 관련 사업 투자를 처분할 것과 대학 재정의 투명성, 그리고 시위 참여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학교 측은 시위대 학생들에 대한 정학 조처를 내리면서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벤 창 컬럼비아대 대변인은 29일 저녁 “우리는 캠퍼스 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다음 단계로 (시위) 학생들 정학 처분을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창 대변인은 “시위대는 많은 유대인 학생과 교수진이 환영받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수업과 공부, 기말시험 준비에 지장을 주는 시끄러운 방해를 조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학교 측이 시위대의 요구사항에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마트 미누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앞서 성명을 통해 대학 측이 이스라엘 관련 투자를 당장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제안을 검토할 것이며, 학교 측의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가자지구의 보건·교육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이런 제안에도 텐트 농성을 철회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시위 학생들은 오히려 더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0일 새벽 시위대가 학내 건물을 기습 점거했는데요. 학교 측이 정학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입니다. 시위대는 자정이 지난 후 캠퍼스 인근을 행진하다가 학교 내 ‘해밀턴홀’ 점거에 들어갔습니다. 학생들은 해밀턴홀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둘러서고 책상과 의자 등을 쌓아 건물 입구를 막았는데요. CUAD는 소셜미디어 X에 자신들이 요구하는 세 가지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건물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점거한 이 건물이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요?

기자) 네, 해밀턴홀은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딴 건물인데요. 지난 1960년대부터 학내 시위의 중심이 됐던 곳입니다. 1968년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시위 때도 시위대가 바로 이 해밀턴홀을 점거했었습니다. 현재 가자전쟁 반대시위대가 점거한 해밀턴홀 창밖에는 팔레스타인 깃발이 걸려 있습니다.

진행자) 컬럼비아대학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모습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샤피크 총장은 앞서 지난 18일 경찰을 동원해 캠퍼스 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고요.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이 사태로 인해 학생들의 반발은 더 커졌고요. 오히려 시위는 미국 전역의 대학으로 확산했습니다. 그리고 가자전쟁을 반대하는 대학가의 반전 시위는 현재 미국을 넘어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학들이 현 상황을 더 우려하는 이유가 곧 대학 졸업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네, 대학들은 졸업식을 앞두고 시위대의 야영지를 정리하는 방법을 고심 중인데요. 시위대와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경찰력을 투입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습니다. 29일 텍사스와 유타, 버지니아의 대학에서도 시위 도중 수십 명이 체포됐는데요. 지금까지 미 전역에서 가자 전쟁 반대 시위로 체포된 사람의 수가 약 1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캠퍼스 내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지는 등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학가에서 이렇게 반전 시위가 확산하는 데 대해 다양한 언론의 분석이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로이터통신은 미국 대학에서 확산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표현의 자유와 증오심의 표현, 이 둘 사이의 경계선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시위 학생들은 단지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하거나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자로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반면 유대인 단체들은 시위대가 반유대적인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기 때문에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학생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보면, 대학 재정의 투명성도 요구하고 있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대학들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 등을 기업에 투자해 투자 수익을 창출합니다. 대학 재정이 탄탄해야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을 유치할 수 있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하지만 이번 시위를 통해 학생들은 해외 투자, 특히 이스라엘 관련 투자를 철회하라고 나선 겁니다. AP통신은 미국 대학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지뿐 아니라 이스라엘과의 재정적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가 시위가 어느 당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될지도 관심사이죠?

기자) 네, 미 언론은 대체로 민주당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번 혼란스러운 사태를 통해 민주당이 확고한 국정 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의문이고, 이스라엘에 대한 민주당의 다소 모호한 입장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대학 내 시위가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혼란을 강조한다며, 캠퍼스 시위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 안정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한 낙농가에서 젖소가 여물을 먹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아이다호주의 한 낙농가에서 젖소가 여물을 먹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조류독감’, 즉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가 나왔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감염된 젖소가 늘어나면서 미 당국이 가공 쇠고기 조사에 나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농무부(USDA)는 29일 성명을 내고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가 발생한 지역의 소매점에 판매되는 ‘다진 쇠고기(ground beef)’의 샘플을 수집해 바이러스 인자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농무부는 조사를 위해 현재 샘플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육류 공급은 안전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젖소가 확인되면서 앞서 우유도 조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농무부는 지난 3월 말 이후 9개 주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젖소가 확인된 후 우유와 쇠고기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저온 살균한 우유를 조사한 결과 일부 우유 샘플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전염을 시킬 정도로 활성화된 바이러스라고 보기 어렵다”며 사람이 마셔도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우유에 이어 쇠고기에 대한 조사도 시작하는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나이가 든 젖소는 다진 쇠고기로 가공되기도 하는데요. 농무부는 성명에서 다진 쇠고기 샘플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FDA 지난 26일 우유에 대한 PCR 테스트의 예비 결과를 내놓으며, 저온살균법이 우유에 있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죽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농무부는 성명에서 샘플 조사와 별개로 ‘바이러스 대리 물질’이 포함된 다진 쇠고기를 다양한 온도에서 요리해 바이러스가 어떻게 비활성화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고기를 안전한 온도로 조리하면 보통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죽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젖소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지 않도록 막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농무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젖소를 주 경계선 넘어 운송할 경우 조류인플루엔자 음성 테스트 결과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농무부는 또 동물을 도축할 경우에도 검사를 실시한다며, 도축된 소는 검사를 통과해야 식품 가공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쇠고기가 확인된 적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 육우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미 콜롬비아는 지난 15일부터 젖소가 조류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을 보인 미국 주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최근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은 있었죠?

기자) 네, 미 남부 텍사스주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텍사스 보건 당국은 지난 1일, 젖소와 접촉했던 시민 1명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습니다. 젖소로 인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번째 사례였는데요. 감염자는 결막염처럼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눈에 염증이 생기고 재채기나 코막힘, 콧물, 기침, 미열, 근육통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심하면 폐렴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가 5월 1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다. (자료사진)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가 5월 1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0일부터 이틀 동안 정례 회의를 엽니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높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임금 상승까지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근로자들의 급여가 높아지는 추세가 연준에는 우려가 될 수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인건비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연준이 인플레에 대응하는 데 고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미국 근로자들의 급여 수준이 얼마나 더 높아졌나요?

기자) 미국 노동부 산하의 노동통계국은 1분기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가 전 분기에 비해 1.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전망치인 1%보다 높은 수치인데요.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0.9%였고, 지난 1년 동안 연간 기준으로는 4.2%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근로자들의 임금이 그만큼 올랐다는 거죠. 그런데 고용비용지수(ECI)란 건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일반적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문자 그대로 소비자 물가를 측정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지수이고, 고용비용지수(ECI)는 고용 비용, 그러니까 임금의 인플레이션을 보여줍니다. 미국 연준이 살펴보는 인건비 지표입니다. 미국 공무원 임금도 이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근로자 임금의 척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근로자 임금이 오르면 좋을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군요.

기자) 네, 연준은 5월 1일 정책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철회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2%까지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한 겁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입니다.

진행자) 민간 부분에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기자) 컨설팅 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쉬워스 씨는 임금 인상이 지속되면 연준이 금리 인하까지 시간을 더 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근로자 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인건비가 증가하고, 기업은 종종 가격 인상으로 대응합니다. 그래서 이 순환이 인플레이션을 영속화시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도 기업의 생산성 증가분이 임금 상승분보다 더 높아지면 경제는 더욱 튼튼해지겠지요?

기자) 맞습니다. 기업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서 상승한 급여와 복리후생에 따른 비용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지난 3분기 동안 미국 경제 생산성은 건강한 속도로 증가했고,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은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도 근로자에게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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