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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민주주의 증진 위한 기술발전 도모”…윤석열 “인태 민주주의 역량 강화 지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30일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발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30일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발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과정에서 기술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역량 강화를 위해 3년간 1억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0일 미국은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발전’을 주제로 미국이 주관한 지역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를 위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국내외 기술 혁신에 투자하며 협력국들과 함께 기술 관련 규칙과 규범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지역별 회의는 미국, 한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에서 각각 개최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기술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한편 권위주의 정부가 기술을 악용하는 데도 맞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 are pushing back vigorously on authoritarian governments’ increasing use of technology to abuse human rights and undermine democracy. That starts with shoring up our resilience against efforts by autocratic governments to sow distrust in democracy, to weaken our institutions, to reach across borders to target people in our countries.”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권위주의 정부가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강력히 맞서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우리의 제도를 약화시키며 국경을 넘어 사람들을 목표로 하려는 독재 정부들의 노력에 대한 우리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권위주의 정부가 시민들의 자료를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미국이 취하고 있다며,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위협을 제기하거나 인권 침해와 관련된 상업용 스파이웨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도 권위주의 국가들이 기술을 악용하는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헤인스 국장은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에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 권위주의’에 대한 항목을 추가했다며, 지난 10년 간 세계 민주주의의 후퇴에 기술도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긍정적인 기술 규범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헤인스 국장] “Within liberal democracies governments civil society and business will need to work together and with urgency to achieve widely held norms and maintain and improve positive technical standards for digital technologies so that we can ensure the free flow of digital information and the protection of human rights into the future.”

헤인스 국장은 “자유 민주주의 안에서 정부들과 시민사회, 기업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는 규범을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디지털 기술 표준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 긴급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향후 인권 보호와 디지털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0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태지역 회의를 주재했다. 사진 제공 = 한국 대통령실.
30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태지역 회의를 주재했다. 사진 제공 = 한국 대통령실.

한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부패 척결을 주제로 주재한 회의 기조연설에서 부패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를 억압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개별 부패 행위들이 공동체 의사결정 체계를 왜곡하고 마비시킨다며, 한국이 그동안 법제를 개선하는 등 부패 대응 역량을 강화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적 차원의 부패 대응도 중요하다며, 인태 지역 국가들의 민주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윤 대통령]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번영을 일궈내는 데 도움을 준 국제사회에 보답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게 전자정부,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 투명성, 반부패 등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향후 3년간 1억 불 규모의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1.5트랙 청년 포럼’ 형식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증진’ 프로그램을 추진해 역내 청년들이 자유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부패가 공공 신뢰를 약화시키고 지속가능발전 목표 이행을 저해하는 등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며, 부패 척결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인태지역 장관들이 ‘부패 대응의 도전과 성과 서울선언’을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진 장관] “In this spirit, we, the Ministers of the Indo-Pacific region, adopt the “Seoul Declaration on Challenges and Progress in Addressing Corruption.” The Seoul Declaration embodies our shared resolve to prioritize the fight against corruption and reaffirm our commitment to the democratic values we cherish.”

박 장관은 “’서울선언은 부패와의 싸움에 우선순위를 두고 민주주의 가치 수호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는 우리의 공동 결의를 보여 준다”고 밝혔습니다.

인태지역 장관들은 서울선언에서 민주주의 증진의 중요성과 부패 척결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며 역내 사람들의 복지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부패에 대응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모든 국가가 부패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부패 방지와 척결에서 이루어진 진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남아있는 과제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부정부패가 마약, 돈세탁, 인신매매 등 범죄를 양성하는 근간이 되고 권위주의 체제를 지원한다며 “우리의 집단적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타이 대표] “As President Biden said, corruption “eats away at the foundations of democratic societies.” It undermines public trust and denies government the resources to provide security and foster economic opportunity for citizens. It distorts economies, disrupts supply chains, and stifles innovation.”

타이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부패는 ‘민주주의 사회의 기반을 갉아먹고 있다’”며 “부패는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고 정부가 시민들에게 안보를 제공하고 경제적 기회를 육성할 수 있는 역량을 앗아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부패는 경제를 왜곡하고 공급망을 파괴하며 혁신을 억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타이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모든 국가안보 노력에서 부정부패 방지를 강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이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며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국내의 부정부패 퇴치를 위해 이해당사자들 간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외에도 공동 주최국인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가 이날 ‘정치와 민주주의에서 청년 역할’, ‘언론 자유’,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선거’를 주제로 각각 지역별 회의를 열었습니다.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8일 주제별 회의, 29일 정상급 총회, 30일 지역별 회의를 진행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2021년 12월 미국 주최로 1차 회의가 열렸을 때는 110여개국이 참여했으며, 이번 2차 회의에는 120여개국으로 확대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이 차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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